원격근무를 해도 스트레스는 있다 (업무성과 편)

직장인들의 스트레스 원인들 중 항상 상위권을 차지하는 것은 상사나 동료와의 대인관계입니다. 

 

출근한 순간부터 퇴근까지 여러 사람들의 눈치를 보게 되죠.

 

저처럼 아예 재직 중인 기업이 외국에 있어 원격으로 근무하거나 아니면 국내에 사무실이 있음에도 자유롭게 재택을 하시는 분들은 이런 스트레스에서 자유로울 것입니다. 

 

회사 생활은 항상 즐겁습니다...

그렇다고 마냥 원격근무를 하면 스트레스가 없을까요?

 

제 경험상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업무 성과 때문에 오는 스트레스에 대해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제 개인적인 경험에서 오는 견해이기 때문에 일부 업계 상황과는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1. 수치화된 업무성과

원격으로 직원을 채용하는 회사들은 보통 성과 평가 대한 명확한 기준이 있습니다. 왜 인형 눈 붙이기 알바를 집에서 할 수 있을까요? 눈 붙인 인형 개수로 성과를 수치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사람이 하루에 2시간을 일하던 몇 시부터 몇 시까지 일하던 상관없습니다. 계약한 인형의 개수만 데드라인 내에 완료하면 됩니다. 이렇듯 원격근무를 하는 회사들은 보통 수치화할 수 있는 평가 기준이 있기 때문에 직원이 다른 나라에 살던, 몇 시에 일하던 사측에서 원하는 성과를 내면 신경을 쓸 필요가 없는 거죠.

 

반면에 예를 들어 인형 눈 붙이기를 직원들을 고용해서 사무실에서 다 같이 작업하는 기업이 있다고 가정을 해봅시다. 이 기업은 일주일에 정해진 양을 완성해야 하고 직원 개개인이 담당해야 하는 개수는 없습니다. 직원 한두 명이 작업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져도 다른 직원들이 그 부분을 채워줄 수도 있고, 팀장이 판단하에 속도를 보면서 작업량을 조절할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다 같이 출근해서 퇴근하기 때문에, 특출 나게 업무태만이 아닌 경우 누구 하나를 뭐라 할 수도 없습니다. 어느 날 회식을 했다면 어떨까요? 팀장 재량 것 작업량을 다음날로 미룰 수도 있겠죠. 이런 경우 직원 개개인이 성과에 대한 압박은 상대적으로 적을 것입니다. 정해진 업무시간을 지켰고 기업에서 완성해야 하는 양은 어떻게든 달성할 테니까요.

 

제가 경험하고 간접적으로 전해 들은 국내 기업들의 업무 환경을 보면, 극단적으로 분업화되고 수치화하여 직원 개개인의 성과를 평가하는 기업은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 (스타트업들은 있을 수도 있겠군요). 보통은 내년에 팀에서 완료해야 하는 프로젝트들이 몇 가지 있고 직원들은 그 프로젝트들에 할당되는 식의 업무분장이니까요. 반면에 원격근무를 하는 경우 일해서 완료해야 하는 일들이 아주 명확하기 때문에 만약 업무가 잘 안 풀리는 경우 스트레스가 많이 생길 수 있습니다. 저 또한 그렇고요 :( 

2. 빠져나갈 구멍이 없다

사람들과 사무실에서 서로 얽혀가면서 일하는 경우 자신의 부족한 성과나 능력을 다른 부분으로 채울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 팀장님에게 잘 보인다던지, 도움을 구한다던지 말이죠. 우리 주변에 회사에서 하는 일은 커피 마시는 것밖에 없는데 진급은 계속하는 사람들 있지 않나요? 이런 사람이 원격 근무하는 사람이었다면 진작에 정리당했을 것입니다.

 

원격 근무를 하는 경우 회사가 저에게서 가져가는 것은 오직 수치화된 성과밖에 없습니다. 제가 하루에 10시간 이상을 일해가며 열심히 일했던 상관없습니다. 그리고 물리적으로 직원들과 같은 공간에 있지 않기 때문에 상사가 나의 성과에 대해서 만족을 하고 있는지, 더 성과를 내야 하는 상황인 건지, 동료직원들에 비해 내가 떨어지진 않는지 유추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이에 대한 스트레스가 상당한 것 같습니다. 

3. 그래서 사무실로 돌아갈 것인가?

비교를 위해 극단적으로 상황을 구분했지만 제가 말하고자 하는 부분이 잘 전달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결론은 대인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없지만 반대로 대인관계로 쉽게 풀 수 있는 것들이 원격 근무를 할 경우 힘들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제가 경험해보니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가 사무실 출근하는 회사로 이직을 하길 바라느냐? 그렇지는 않습니다.

 

원격 근무를 하면 제가 하는 만큼 인정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쓸때 없는 회의들도 없죠. 이런 장점들이 단점들을 훨씬 커버하고도 남는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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